난 남자.. 그래서 아래의 글에 '우리 아들' 이란 말이 붙었다.
한국 떠나던 날..
"엄마는 너를 믿는다~ 잘해서 꼭 성공할꺼야~"
힘차게 출발했고
도착해서도 앞뒤 꽉막히는 분위기였지만 잘 헤쳐나갔다..
첫학기 끝나던 날..
예상치 못한 타전공 코스웍 수강으로 그동안 잘 살아온(?) 내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엄마와의 통화..
"그래~ 첫학기는 원래 다 그런거야. 잘 해냈어 우리 아들~ 담학기엔 더 잘할거야~"
....
1년이 지났다.
그 당시를 회상하면 개인적으로 무척 힘든 학기였다.. 열심히 했음에도..
제대로 되는 것 하나 없던 그 상황에서 가끔 돌아오는 화창한 날씨는
나로 하여금 세상을 원망하게 만드는 불난데
붓는 기름과도 같았다.
엄마의 메일..
"항상 공부 열심히 잘하고 꼼꼼하게 챙겨서
생활하는 우리 아들 보면서 보고 싶기도 하고..
하지만 방해될까봐 열심히 생활한다고 항상 생각하구 있어~
집에서도 아빠랑 엄마랑 우리가족 모두 우리 아들 가장 대견해하고 자랑스러워 하고 있단다"
...
.....
이제 졸업이다..
정말 마지막 학기가 이렇게 힘들게 지나갈 줄은 몰랐다..
2년동안 남은 건 좋지 않은 성적, 망가진 내 몸, 정신적으로 지쳐버려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나...
쉬는 것 조차도 짜증날 정도로 극도로 신경성 질병 증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 엄마의 메일..
"우리 아들의 졸업을 가족 모두와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
우수한 성적과 함께 앞으로 계획한 모든 일들이 다 잘 될거라고 엄마는 굳게 믿는다.
지금 조그마한 시련이 앞에 있지만 긴 인생에 있어 잠깐의 고통은 큰 성공을 위한
좋은 밑거름이 된단다. 꾹 참고 지금 해오던 대로 열심히 하면 틀림없이 성공할꺼야.
엄마는 그렇게 믿고 있단다~."
며칠 전 새벽, 무심코 열었던 메일에서 엄마의 편지를 읽었다.
그리고 그 편지를 읽으며 난 목구멍이 메어왔다..
난 참 나쁜 놈인거 같다.
유학이 무슨 벼슬이라고..
내 고집 때문에 부모님을 이렇게 힘들게 해드리다니..
유학 중에.. 정말 실컷 울고 싶은 때가 있어도
난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며칠 밤을 새서 공중에 떠 다니는 기분으로 학교를 다니면서도..
온 몸에서 멀미가 나서
끼니때마다 먹은 걸 토해내며 하루에 1kg씩 빠지면서 공부를 해도..
그렇게 공부 했음에도 단지 네이티브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전체 성적에서 밀려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았음에도..
아무리 논리적으로 싸워도 내 능력으로 넘을 수 없는
한계를 절실히 느끼는 그 순간에 조차도...
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 아니 우리 엄마의 메일 한 통을 읽으며..
아무리 닦고 멈추려 해도 하염없이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젠 정말 한국으로 돌아가서
이 곳에서 고생한 것을 가지고
돈 많이 벌어서 부모님께 해드리고 싶었던 것..
우리 아버지 어머니께서
해보시고 싶으셨던 것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며..
부모님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