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내가 미국에 있을 때
조카가 태어났다.
친조카는 아니고 사촌조카지만
사촌여동생이 이모인 엄마를 친엄마처럼 따르기도 하고
함께 일도와준적도 있고, 여러모로 교류가 잦은 집안이라
생일선물로,휴고보스 검은색 코트를 사주었다.
한국에서 사면 비싼 옷이지만
미국에서는 휴고보스정도면 한국의 이랜드 수준 가격이라
쉽게 샀고, 쉽게 줬다. 원래 내가 입으려고 잘 모셔뒀다가
결혼한다길래 줬다.
나는 앞으로 더 이쁘고 좋은 옷을 많이 입을 예정이었으므로
질투? 아까움? 부러움 ? 그런거 없이
깔끔하게 결혼선물로 줬다.
그렇게 조카가 태어난 뒤로 사촌여동생은 육아가 바빠서 그런지
카톡을 잘 하지 않더라. 나도 카톡을 잘 하진 않지만
카카오톡을 하면서 서로의 유전적 장점을 주고받을 필요까진 없는듯하여
가족들과는 카톡을 하지않는다.
가끔 아는 오빠랑 강서구쪽에서, 구리쪽에서 데이트 할적에
사촌동생 이름으로 된 맛집이나 식당을 많이 새로생긴걸 본적이 있었고
또 실제로 그집에 들어가면, 정말 같은 요리도 맛있게 해주는 집이 나오곤 했더라지.
이건, 다 엄마를 짝사랑하던 어느 훌륭한 남자의 팬들이
주로 식당 아줌마라...
내가 들어가는 곳마다 '신상맛집' 입니다. 라고 영업용 자기 피알하는 소식을 듣고
하나둘씩 솜씨를 발휘하시는 듯 하였다.
그래서 그 시간동안은 어려운일이 많아도 참 행복했다.
사촌여동생이 6월 6일 현충일에 결혼을 해서 그런가
유독30대가 되서도 남자들이 많이 꼬이는것이 좀 이상하다 싶긴했지만,
안꼬이는것보단 낫지 안그래? 하며 그러려니 했다.
아마도 사촌여동생이 현충일에 결혼한 것을 아는
유일한 아는 오빠가, 그 얘길 듣고 별말없이 지나간 것은
별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거라 믿었다.
근데 어느날부터
92년생, 94년생,03년생..등. 다양한 출생년도의 생일이 6월 6일인 불특정한 남자들이
6개월에 한번씩 나를 스쳐간다.
좋은일이든 나쁜일이든, 인연수를 맺으려는 듯한
여러 에피소드를 만들어, 아직 순수하고 마음이 열려있는 나에게 상황패티시를 안겨주는듯한 느낌이다.
하아... 사촌여동생들도 나를 많이 따르고
우리 사촌들과 나, 내 사촌들은 '현명함'을 집안 내력으로 타고난 여자들이라
사람간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로 골치아픈적이 살면서 딱히 없었다.
이런건 학벌, 재능, 재산, 배움의 정도와 전혀 상관이 없지.
아마도 어른들이 많은 집에서 자라 본능적으로 환경적으로 보고 배운것이 많아 그런듯하다.
근데 어쩐지,
2008년 가을쯤부터는, 사촌동생들과 내가 친족사이라기보다.
나는 우리집에서 일하는 비서실장, 가정부, 경리과장, 그런 기분이다.
집이 회사는 아닌데...
친구들에게 필요한 선물을 보내줄때도
택배를 집에서 계약한 택배를 이용하지않고 업체통해서 보내면
꼭, 내가 물류업체 직원으로서 하는일 같다.
내 마음과 내 손끝은, 서로 상응하고 일치하지 않는건가.?
학교다닐적에도 가끔 그런 기분이 든적 있었다.
나는 내 이름석자를 걸고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내 이름 석자를 지닌 학생은, 따로 있고, 나는 무슨 객원랩퍼 마냥, 발런티어같은 기분.
주기적으로 이런 기분, 이런 느낌, 이런 사건이 일어나는데-
나는 꼭 자살꼴넣는 축구선수.? 도 아닌데
왜이럴까, 싶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 어떤 인터넷 메신저도, 사내에서 회사용으로 만들어진것 외에는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란 여자아이와 인터넷 메신저는 맞지않는것같다.
2014년 10월에 쓰고 싶었던 일기...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