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평소에 금전거래 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제가 맨몸으로 남친이 사는 동네에 방문한지라
체류비용으로 지내라고 돈을 건네준지라 종이에 잘 써서
책사이에 껴놨었는데요.
아무래도 현지 대상관에 들러서 있는 동안 쇼파에 흘리고 나온것 같았었습니다.
길에서도 찾아봤지만 (사람 없는 동네라) 흘린흔적이 없었고
돈을 꺼냈다가 안챙긴게 그 대사관에 쇼파에 앉아있을때였던 것 같네요.
화폐는 남친의 출신국가 화폐였고.
한화로 60만원정도 되는 양이었습니다.
남친은 나중에 잃어버렸다는 거 알고, 자기도 좀 분해 했지만 (연고없는 동네에서 남친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별거 아니라고 자기는 신경 안쓴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없던일처럼 나를 대했지만..
저는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네요.
나중에 대사관에 물어봤지만, 잘 모르신다고 하였고, 씨씨티비가 없어서 확인은 못해봤지만...
타지에서 한국인 손떼 묻은 돈의 추적이라.. 직감적으로는
대사관에서 일하는건 아니고 그냥 일도와주는 학생같아 보이는 한국 여자애가
그냥 주은 돈이라고 생각하고 자기가 챙겨간것 같은데
증거가 없으니 뭐라 말할 수도 없고, 계속 맘에 걸리기만 하네요.
남친이 저에게 자기 물건이나 재산을 공유해준건, 처음이었거든요.
게다가 우리 사이에 자꾸 그 돈 가져간 여자의 존재가 아른거리고 하니
아무래도 부부사이와도 다름없었던 우리라는 연인사이에
돈문제가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건 아닌지
많이 걱정이 됩니다.
한국이라면 쓸데없이 사람을 의심하지 않았겠지만
서양 문화권에선 흘린돈 슬쩍~ 당하는 것이 별 도덕성과 상관없는 종류의 것이라..
그 여자애는 그 돈을 어떻게 간직해뒀을까 참 고민되네요.
현지 경찰에도 투서 써서 그 돈 찾아달라고 했고,
돈 잃어버린건 난생처음이라..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그 이후로 남친에게 받은 돈은 전혀 없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뭐 돈주고 받는 관계가 이상하다고 느껴질지 모르나. 알거 다아는 사이에선 돈이 사랑의 팩트가 될 수도 있답니다)
왜 내가 하필 그때 내꺼를 흘리고 챙기는걸 까먹었어야 했을까..
하는 자책감이 듭니다. 제꺼 뭐 잃어버리고 나면 항상 나쁜일 생겼었는데
그날 이후에도 그랬었구요.
저는 그 돈을 남친 돈이 아닌 셈 치고 싶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남친 돈을 쓰는 것 기분이 좋지 않거든요.
어떻게 하면 그 돈이 금전적 가치도 없는 무효가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