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학교 선정]
저는 한 것만 놓고 보면 Health Informatics쪽이었으나, 박사 가서 질병/질환에 방점을 찍는 게 아니라 그것과 ㅡ넓은 의미의ㅡ 소셜 미디어와의 관계에 방점을 찍는 연구를 하고 싶었고, 또 mixed methods에 관심이 많아서 Social Computing 분야에서 질적연구와 양적연구 모두 강하고, 양쪽으로 모두 활발하게 연구가 된다고 판단되는 곳만 골라 지원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원래는 Cornell, UMich, UW, Northwestern 네 학교만 지원하려고 하다가, 왠지 마음이 불안해서 양적연구에 좀 더 치중되어 있지만 제가 좋아하는 교수들이 있는 학교로 Gatech, CMU를 그리고 막연하게 UC Berkeley까지 세 군데를 더 썼습니다.
지원 중에 아산병원에서 같이 일했던 교수님이 연구년으로 Havard 의대 응급의학과로 연구년을 가셨는데 제가 하는 쪽과 연관성 있는 연구를 surveillance쪽으로 진행시켜보고 싶다는 분이 계시다며 Harvard-MIT HST 프로그램에 지원해보라고 그쪽 교수님들을 연결시켜주셨습니다. 연구계획 outline과 funding information 등을 받아서 보고, 이메일로 그쪽 교수님들과 얘기하면서 몇 일 동안 지원할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습니다만 궁극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쪽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프로젝트를 같이 하고는 있는데, 잘 결정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몇 CS에서도 제가 하는 연구랑 관련있는 연구는 하는 데가 있었지만 마찬가지 이유로 지원하지 않았었는데, 결과를 떠나서 잘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영어]
지원 전이나 지원 할 땐 영어 시험에 시간을 쓰기 싫었고, 학원을 등록해도 하기가 싫었던지, 절박함이 없었는지 빼먹기 일쑤였습니다. 탑스쿨만 지원해서 떨어지면 영어 탓으로 돌리고 내년에 다시 준비해볼 생각에 토플과 GRE 모두 첫번째 점수를 냈습니다만, 지원한 후에 걱정이 엄청나게 많이 됐던 게 사실입니다. 다행히 UW에서 연락이 빨리 왔고, 과분하게도 다른 학교들로부터도 이른 시간에 인터뷰 오퍼를 받아서 큰 걱정을 덜었었습니다.
UW, Cornell, Northwestern을 제외한 나머지 학교에 토플 점수가 미니멈에 모자란 채로 원서를 냈는데, 미시건 대학교 교수님은 인터뷰 후에, CMU 교수님은 몇 일 전에 이메일로 영어점수는 미달되나 들어오면 좋겠고, 내 학생이 되면 좋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주셨고, 다른 학교들에서도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 영어점수 때문에 당락이 결정되진 않은 것 같았습니다. 다만, 게시판에 여러 분들께서 말씀하시듯이 낮은 영어점수를 극복할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 건 분명한 것 같고, 저의 경우엔 추천서가 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괜히 질질 끌면 하릴 없이 신경만 많이 쓰게 되는 것 같아 원서를 11월 초에 다 제출했는데, 그때부터 낮은 영어점수가 너무 걱정되어 암묵적/명시적인 미니멈을 엄청나게 찾아보고, 지인들에게 물어봤었습니다. 둘 다 정확하진 않지만, 제가 스스로 안심을 하려고 정한 가이드는 GRE V+Q = 310 AW 3.5, 토플은 명시된 미니멈을 넘기는 거였습니다....... . 만일 제가 다시 준비한다면, 착실하게 학원 다니면서 2달 정도 바짝 준비해서 미리미리 마음이 놓이는 점수를 만들어 놓을 것 같습니다. (기억나는 GRE 미니멈: Columbia Psychology V+Q 310, Cornell CS 309, Harvard SEAS 309, USC Communications 298; 정보를 찾다보니 V+Q 점수보다 AW가 높은 게 선호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 경우에도 미니멈이 안 되더라도 합격하는 사례가 있고, application package를 두루 봐서 결정한다는 말이 같이 써있었습니다!)
[컨택]
UW: 석사 후 UW iSchool에서 인턴을 하면서 몇몇 교수들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Cornell: 한 교수님을 작년 ICWSM 학회에서 만났고, 제 발표 후에 이 분과 이 분 학생이 질문 많이 해주셔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교수님은 제가 석사 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교수님이어서 재작년에 CSCW 갔을 때 이 분 학생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어서 팬이랍시고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학회에서 이것저것 얘기한 후에 저한테 CV와 research interests를 보내달라고 하셔서 보내드렸고, 지원을 격려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인간적이고 유쾌한 분인 것 같아 후에 연구나 유학과 별로 상관 없는 이야기들을 종종 메일로 보내드리고, 재밌는 답장 받았습니다. 그분 홈페이지에 "I cannot guarantee response before admission decisions are made."라는 문장이 항상 불편했었습니다.
UMich: 작년에 지원 직전에 CHI 풀페이퍼를 몇 개 리뷰했는데, 절 리뷰어에 invite한 PC가 제가 지원할 때 염두에 두던 교수님이었습니다. 그래서 리뷰 후에 CHI 리뷰는 처음 해봤는데 업로드했으니 확인 부탁드리고, 뭔가 부족하면 코멘트 주셨으면 한다의 내용의 이메일을 쓰면서, 짤막하게 이번에 UMich iSchool에 지원하니 제 application을 당신이 리뷰하게 된다면 좋겠다, 고 써서 보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지원을 격려해주셨고,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하셨으나, 후에 따로 연락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외 컨택은 전혀 없었습니다.
[진학 학교 선택]
아직 두 학교에서 결과가 안 나왔지만, 제 마음 속에서 압도적으로 우선순위였던 ㅡ물론 고려를 하긴 했습니다만 학교 reputation이나 ranking이 아닌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고 강하게 느낀ㅡ 세 학교에서 어드미션이 나와 그 중 한 학교의 오퍼를 받고 나머지는 일찌감치 거절을 하려고 합니다.
Cornell Information Science에 지도교수로 원하던 분이 얘길 해보면 잘 통하는 것 같고, 이것저것 제가 좋아하는 면모들을 많이 갖고 계셔서 전부터 0순위였습니다. 또한 커뮤니티는 작으나 Social Computing쪽으로는 구성이 가장 탄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Social Computing Field에서 Science, Nature, PNAS 페이퍼가 나오는 커뮤니티는 흔치 않죠. 그리고 제가 주로 타켓하는 학회들의 핵심 멤버들이 University of Michigan iSchool과 더불어 가장 많다고 생각했고, 더불어 저명한 사회과학쪽 교수들이 faculty member로 있고, 학생-지도교수뿐만 아니라 다른 교수 및 교수-교수 사이의 collaboration이 다른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고, 훨씬 자유로워 보여서 더 가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작년부터 뉴욕시에 있는 Cornell Tech Campus가 운영되면서 몇 가지 조건이 맞으면 뉴욕에서 살 수 있다는 점은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고, 제 아내가 top choice였던 뉴욕에 있는 학교로 어드미션을 받아놓은 상태라 합격을 더 바랬습니다. 최종적으로 원하는 지도교수 + Cornell NYC Tech co-affiliation이 확정되었고, funding도 아주 훌륭하여 망설임 없이 억셉하려 합니다 : )
[우선순위에 있었던 다른 학교에 대한 여담]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University of Michigan iSchool은 정말 인터뷰 + 오퍼 이메일 등등으로부터 좋은 인상을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오퍼를 설명하는 내용이나 펀딩까지 굉장히 세심하고, 가고픈 마음을 자극하더라고요. 또 Social Computing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커뮤니티라 그런지 뭔가 프로그램이 굉장히 잘 짜여져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만일 아내의 진학을 고려하지 않고 선택을 해야했더라면 끝까지 Cornell과 함께 굉장히 많이 망설였을 것 같고, visiting을 다 가보고 결정했을 것 같습니다.
University of Washington iSchool은 굉장히 좋아하고, 좋다고 생각하는 학교지만, Cornell이나 UMich에 비해 상대적으로 Social Computing쪽 커뮤니티가 약하지 않나 싶습니다. 허나, Social Network Analysis를 주로 하는 사회학자와 경제학자가 올해 새로 왔고, 앞으로 전통적으로 강했던 HCI쪽 외에 Social Computing쪽도 키우는 것 같아 지금도 탑스쿨 중 하나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는 학교입니다. Dub 그룹 등 여러 그룹을 통해 HCDE나 Biomedical Informatics, CS 등 다른 탑 프로그램들과 연계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강점이고, 인턴 하기도 좋고, 시애틀도 진짜 멋진 도시죠.
[정리]
+++ 추천서와 네트워크: 지도교수님 및 UW 교수 두 분들은 정말 유명하신 분들; 특히 UW 교수 중 한 분은 제가 지원한 학교들 교수들 대부분과 잘 알았고, 저에 대해 지도교수님 보다 더 잘 안다고 생각되어 내용적인 면에서나 상징적인 면에서 훨씬 임팩트가 있었을 거라 생각됨
++ 연구실적 + 연구경험 + 연구 아이디어/토픽
- 영어점수
이미 지원하신 분들 혹은 앞으로도 지원하시는 분들이 꽤 있으실 걸로 예상되어 망설이다가 정보공유차 올립니다. 여기서 정보를 많이 얻었고,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알고 싶었던 정보가 없는 경우도 많았기에 최대한 자세하게 적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마냥 기다리는 게 힘들어 인터뷰 오퍼는 언제 왔는지, 인터뷰는 언제 했고, 결과는 언제 나왔는지와 같은 정보를 thegradcafe나 여기 게시판에서 작년이나 재작년 (혹은 그 이전에) admission을 받으신 분들이 남겨주신 날짜를 참고했었습니다. 막막하게 기다리는 것보다는 이쯤에서 오겠거니 하고 할 일 하다가 작정하고 기다리는 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거의 비슷한 "날짜"에 인터뷰나 어드미션이 왔습니다. 저의 경우 international이라고 늦거나 그런 건 없었던 듯합니다. 막상 써놓으니까 방대한 자기자랑 같아 한편으로 마음이 불편하네요. 읽기 거북하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간략하게 수정하겠습니다. |